법알못도 인공지능으로 법 문서 뚝딱? ‘리걸테크(Legal Tech) 시대’

스마트폰으로 판례 검색하고, 인공지능 챗봇에게 법을 묻다

인간 변호사와 인공지능 변호사의 대결, 결과는 인공지능의 압승!
지난 8월말 진행된 ‘알파로 경진대회’에서는 사람으로 꾸려진 팀과, 사람이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는 리걸(Legal) AI 팀이 출전해서 근로계약서 분석 및 자문을 하는 대결을 펼쳤습니다.
1위부터 3위 모두를 인공지능 협업팀이 휩쓸었다고 하는데요. 1~3위 인공지능 팀의 점수가 100점 이상을 기록했고, 이를 이어 4위를 차지한 사람 팀이 61점이었다고 하니 인공지능팀의 완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 금융, 의료 등의 분야를 넘어서 이제 법률까지 넘보고 있는 다양한 IT 기술들! 법조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법률에 기술을 더하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수많은 지식이 공유되고 있지만, 법률 분야는 여전히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법률(Legal)에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리걸테크(Legal Tech)가 생겨났는데요.
법률 서비스와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결합돼 법조인의 업무 부담은 줄이고, 일반인들에게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년도 상반기 1심 민사 소액 재판 중 74%가 당사자가 스스로 소송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소송 절차에 직접 관여하는 일반인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데요. 법조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법률 관련 서비스!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법률 인공지능 시대, 어디까지 왔나

1. 인공지능이 재판하는 시대

인공지능이 재판을 진행한다면, 인간보다 더 빠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요? 북유럽 국가 에스토니아는 올해 말 인공지능 판사를 시범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 나라는 공공 데이터 디지털화에 주력해 전국민의 납세나 재산, 의료 등의 개인정보 99%를 빅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는 전자정부 국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에스토니아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 판사는 빅데이터화 되어있는 법률 관련 문서들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서 판결을 내립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인간의 판단까지 인공지능이 진행하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하지만, 법률 시스템 자체가 잘 구조화되어 있어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의 IT 기술로부터 상당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에스토니아에서 인공지능 판사는 우선 소액의 사건을 담당할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법조인이 보다 중요도 높은 사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공지능 판사는 중국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인터넷법원은 소송 전 과정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가상판사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시행된 이 서비스는 재판 당사자가 휴대전화 등의 기기를 통해 소송과정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면, 키워드 판독을 통해 질문에 대한 맞춤형 답을 제공합니다.
중국 하이난 지역에서는 실제로 인공지능 판사가 형사 사건을 처리하여 재판과 관련된 다양한 문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절감되는 등의 효율성이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2. 인공지능 챗봇에게 법을 묻다

이미지 출처 : 생활법률지식 서비스 버비 공식 사이트(http://talk.lawnorder.go.kr/web/)

법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겼다면 인공지능 챗봇에게 물어보세요! 정부가 제공하는 대화형 생활법률지식은 일반인들의 법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법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 서비스입니다.
생활과 밀접한 부동산이나 임금, 해고 등과 관련된 법률 지식 관련 궁금한 점을 챗봇에게 물으면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줍니다. 2세대 서비스에는 상속 분야에 대한 상담 기능을 추가하고, 웹사이트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서도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단, 국민의 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진행되는 것이므로, 개인의 법률상담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3. 전국민 누구나 무료! 법률검색 서비스 앱

이미지 출처 : 리걸서치 공식 홈페이지(https://legalsearch.kr/)

지하철이나 버스를 통해 바쁘게 이동하는 중에도 손쉽게 법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모바일과 PC 모두 이용가능한 이 법률검색 서비스 앱을 통해서 판례나 법률 관련 정보를 빠르고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 앱은 총 62만 건 정도의 법령, 판례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법조인 뿐만 아니라, 세무사나 기자, 일반인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서비스는 일반 검색 외에도 음성인식 기능까지 제공하며, 9월 중에는 500만 건 정도의 데이터가 추가로 구축된다고 합니다.

4. 일반인도 쉽게 이용 가능한 지능형 계약 서비스

지능형 계약 서비스를 이용하면 법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고소장이나 행정심판청구서(부당한 행정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요청하는 문서)와 같은 법률 서류를 직접 작성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인공지능 전문기업과 스타트업이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 서비스를 통해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어렵게만 여겨졌던 계약서를 비롯한 법 관련 문서들을 작성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처리기술이 융합된 이 서비스는 온라인상에서 계약 내용을 기입하면 고객에게 맞는 계약서 양식과 중요 조항과 특약 조항 등을 추천해줍니다. 법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함이 목표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출시되면 일반인들도 법률 사무소 등의 도움 없이도 어려운 문서를 다루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알아본 리걸테크(Legal Tech) 사례들 어떠셨나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반복 패턴을 통해 사람의 판단을 예측하는 정도이기에, 사람처럼 글이나 말에 대한 이해와 논리적 추론은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하지만, 법률 분야에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도입되면서 일반인들은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고, 법조인들은 지나친 업무량을 줄이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리걸테크(Legal Tech)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 변호사와 판사를 대체하는 시대, 언젠간 오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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